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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빗과가이 작성일 22-11-03 22:57 조회 11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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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에 대하여~

"내게 필요한 건 깨끗한 최후였다." (『떠나든 머물든』,올리비에 베르나름 지음)

참 비장하지 않습니까. 나이가 거의 예순이 되었을 때, 은퇴와 아내의 죽음으로 절망과 고독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던 올리비에 베르나르(77)가 한때 품었던 다짐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스스로 세상을 그렇게 하직할 결심까지 했던 것입니다. 그랬던 그가 우연히 몇년 자신이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여행책 『여정에서』(자크 라카리 에르 지음)를 떠올리고, 2300㎞의 도보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단지 걷기 위해, 뭔가 배우기 위해 떠난다기 보다는 자신의 은퇴 프로그램을 세우겠다는 단순한 생각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걸으면 걸을수록 그는 자신이 예상하지 못한 체험을 하기 시작합니다. 나이에 대한 자신의 편협했던 생각도 떨쳐 버리면서 말이죠.
 
"나는 완벽하고 유연한 존재로 거듭나고 있었다. 근육이란 약간 자극만 하면 생겨나서, 나이하고는 상관없었다. 몸이 다시 만들어지면서 나도 다시 젊어졌다. 내 신체기관은 엔도르핀이라 부르는 그 행복의 호르몬을 끝없이 만들어냈다. 그건 배낭의 무게에도 불과하고 나를 거의 춤추게 만드는 자연적이고 유익한 마약 같았다." 

마약이라니요. 아마도 이런 게 마라톤 뛰는 사람들이 달리며 경험하게 된다는 희열의 경지, 아마추어 마라토너인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도 빠져들게 한  '러너스 하이'(Runner's High)와 같은 것인가 봅니다. 그러니까 올리비에 베르나르의 그것은 '워커스 하이'( Walker's High)라 할 수 있겠네요. 걷는다는 것은 분명히 몸을 움직여 하는 일인데, 지루해보이는 그 단순하고 반복적인 몸의 움직임이 정신적 쾌감을 만들어낸다는 것입니다. 베르나르는 또 이런 말을 합니다.

 "걷는다는 것은 육체적이기보다 정신적 훈련임을 그때 깨달았고, 이후에도 수없이 확인할 수 있었다. 그것은 어두운 생각을 사라지게 한다. 나는 눈으로, 몸으로, 세상을 흡수했다. "

걷는 일이 고통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하루에 수십 킬로미터씩 걷는 일은 충분히 그럴 법한데 베르나르는 펄쩍 뜁니다. 산티아고 길에 "이제 곧 당신의 고통은 끝이 납니다"라고 쓰여진 푯말이 있다는데, 그는 이런 말뚝을 보았을 때 깊은 분노마저 느꼈다고 말합니다. 너무 화가 난 나머지 그 위에 오줌을 누었다고 하지요. 왜냐하면, 그의 느낌은 고통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랍니다. 그에게 걷기는 고통이 아니라 새로운 기쁨과 환희였기 때문입니다.


다 같 이 운동하고 건강해지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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